봉준호가 말하는 살인의 추억

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1년간 조사를 되게 많이 했어요. 실제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. 그런데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누구겠습니까? 당연히 범인이겠죠. 그런데 만날 수 없습니다. 범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상상을 굉장히 많이 했었고 범인을 만나면 할 질문 리스트도 항상 가지고 다녔습니다.  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영화가 완성될 때쯤에는 내가 범인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. 


오늘 이 행사를 한 이유도 저는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농담이 아니구요. 저는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. 오랫동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했었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 때문에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자기가 한 행동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길 바라는 사람이에요. 


영화에도 나온 8차 사건을 보면 피해자 음부에서 복숭하 8조각이 나오죠. 실제 있었던 내용 그대로 담은건데 그건 과시적인 행동이에요. 이유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그 행동들이 신문이나 티비를 통해 나오길 바라는 겁니다. 자기가 매체를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, 배우들과 술 마시면서도 애기를 한건데 "개봉하면 영화를 보러 올 것이다:" 


그래서 라스트 신을 송강호 배우가 카메라를 보게끔 연출한 것도 극장에 온 범인과 실패한 형사가 마주하기를 의도한 것도 있었구요. 저도 지난 10년간 범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혈액형은 B형 입니다. 86년 1차 사건으로 보았을 때 범행 가능 연령은 1971년 이전생들 중에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71년생 이전 B형들을 추려서 뒤에 문 닫고 신분증과 함께 모발을 하나씩 대조하면 영화에도 나온 9차 사건 희생자 여중생의 치마에서 정액이 나왔어요. 경찰이 유전자 정보는 아직 가지고 있구요. 만일 여기에 오셨다면 모발과 대조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어요.



그리고 그 분의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. 저기 지금 누구 나가시네요 지금 


봉준호가 말하는 살인의추억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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